18일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지 9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금호타이어 노사협상 결과는 법정관리 위기에 놓인 회사 회생에 극적인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남양건설 법정관리 신청과 지역 중견 건설사의 잇따른 부도 등 광주.전남 지역 경제계가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광주 경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호타이어의 노사협상 타결은 협력업체 등 지역경제 회생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올해 금호타이어 노사협상은 워크아웃이라는 위기 속에서 지난 2월 1일 시작돼 어느 해보다 숨가쁜 교섭을 벌여왔다.

노조에서 강경파와 중도파 등 계파 간 이해가 엇갈려 자체 협상안 마련에도 애를 먹는가 하면 노조 내부 교섭위원 사이에도 의견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지난 1일 노사 간 쟁점에 대한 이견을 없애고 어렵게 이룬 잠정 합의안이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임금 44%, 단체협상 43%의 낮은 찬성률로 부결되면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채권단은 즉각 워크아웃 중단을 선언했고 회사 측과의 경영정상화 이행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 시한을 언론을 통해 20일로 밝히면서 최악에는 법정관리나 청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노조는 일부 강경파의 반발에도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국내공장 폐쇄, 현재 189명의 해고자와 1천6명의 도급화 기정사실화, 그 이상의 해고자 발생 우려 등을 들며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이번 막판 합의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 채권단의 긴급 자금지원을 받아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노사도 막판까지 워크아웃에 따른 위기를 공감하고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명제를 공유한 끝에 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 협력업체, 지역민들도 이번 합의를 통해 기아자동차와 함께 광주 경제의 두 축이자 호남의 대표 그룹인 금호타이어가 원활한 워크아웃을 통해 다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합의안이 최종 확정돼 채권단의 긴급 자금지원이 이뤄지면 그동안 5개월여 동안 밀린 임금이 지급되고 원재료 수급도 원활해지면서 일부 중단됐던 공장 가동도 조만간 정상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1일 노사 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강경파들이 힘을 얻으면서 부결된 전례가 있어 이번 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이 또 한번 어떤 판단을 내릴 지가 마지막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kj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