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고용 기상도…교육 '흐림'·금융 '맑음'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2020년엔 취업자 수가 2008년에 비해 9만명가량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인구의 정체 · 감소로 인한 고용 위축은 소득 및 소비 감소를 불러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구조 변화가 산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인구구조 변화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23일 내놨다.

◆인구구조 어떻기에

보고서는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인용해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말 4861만명에서 2020년엔 4934만명으로 12년 동안 72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증가율은 지난해 0.31%에서 매년 낮아지며 2019년부터는 마이너스로 바뀐다.

인구 정점은 2018년이며 이때 인구도 4933만명에 불과하다. 출산을 기피하고 수명은 늘어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05년 9.1%에서 증가해 2018년엔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소비구조 어떻게 바뀌나

노인은 늘어나는 데 반해 청소년층이 줄어들어,당장 교육에 지출하는 돈이 급감할 전망이다. 한은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교육비의 비중이 2008년 12.7%에서 2020년엔 9.5%로 3.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료품도 25.6%에서 25.5%로 0.1%포인트 낮아진다. 대신 보건 의료 부문의 비중은 5.1%에서 6.1%로 1%포인트 높아지며 교양 · 오락과 주거의 비중도 각각 0.5%포인트 올라간다.

◆산업구조도 크게 바뀔 듯

한은은 2020년 소비지출 금액이 2008년과 같다고 가정했을 때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생산액 증가는 1조9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별로는 교육의 생산액이 출산율 저하 및 고령화로 9조1000억원 감소한다. 음식 및 숙박 2000억원,농림수산품이나 음식료품이 각각 1000억원 준다. 반면 금융 보험 등 기타 서비스는 3조3000억원,보건 · 의료는 2조원,교양 · 오락 4000억원,교통 · 통신 5000억원 등 서비스 부문의 생산은 늘어난다.

인구 변화는 산업별 고용 창출 능력도 크게 변화시킨다. 소비지출이 같다고 가정했을 때 2020년 교육 분야에서 일자리가 18만6000개 사라진다. 음식 및 숙박에선 5000개,농림수산품과 음식료품에선 각각 2000개와 1000개 줄어든다. 물론 금융 보험 등 기타 서비스에서 3만6000개,보건 · 의료(2만3000개),도소매(2만1000개),교양 · 오락(6000개),교통 · 통신(5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긴 하지만 전체적으론 8만7000개 줄어든다.

황상필 한은 금융경제연구원 차장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 내 비중이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보건 의료 사회 복지 서비스 산업 등을 한시바삐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세대주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며 소득 및 소비 불안정성이 커질 우려가 있어 정년 연장 및 고령자 취업에 대한 인프라 확충 등 제도적 보완장치가 강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