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잇따라 영국 런던 소재 대형빌딩 매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장기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3일 관련 기관과 외신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이달 초 영국 런던의 도심업무지구에 있는 오피스빌딩 2곳을 3천5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45층짜리 HSBC 런던 본사건물을 1조5천억원에 매입키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이 타결되면 불과 한달새 2조원에 가까운 돈을 부동산투자에 쏟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잇단 런던 부동산 사재기는 영국 부동산 시장이 2007년 상반기 이후 가격이 조정돼 투자 수익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영국 부동산 시장은 2007년 3분기 최고점을 찍었던 영국 부동산시장은 같은 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2년여 가까이 하락세를 기록한뒤 3분기에 전분기보다 4.8% 오르며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반짝'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런 영국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에 대해 현지 관련업계는 부정적인 분석을 쏟아내 국민연금의 투자시점이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영국의 부동산리서치업체인 'E&Y ITEM그룹'은 3분기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한 '가짜 새벽'(false dawn)이라며 내년 초부터 2년간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영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현금을 가진 소수 자산가의 수요에 따른 것으로 지속력이 낮다는 것이다.

영국의 또 다른 리서치업체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내년 영국의 부동산가격이 10% 하락하고 2011년에는 5% 추가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미국 시카고 소재 부동산투자전문기관인 'JLL'을 포함한 다수의 리서치 기관도 유사한 예측을 했다.

특히 영국의 3분기 실업률이 7.8%로 매우 높은 상황에서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실업률도 더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공단 운용기금본부 해외대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영국에 투자했거나 투자할 부동산 매물은 임대율 100%에 임대잔여기간이 평균 10년 이상인 곳"이라며 "일부 가격하락이 지속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버틸 수 있는 투자대상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율이나 임대수익은 그 나라의 경기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면서 "경기 하락 시 실물자산의 가치 하락까지 염두에 두고 적정한 가치를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