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 시대 개막을 위한 시동이 걸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말 아날로그 TV방송 종료를 알리는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갖고 TV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3일 착수했다. 아날로그 방식의 TV방송이 디지털로 바뀌면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선명한 화질의 방송 시청은 물론 데이터방송 T커머스 등 양방향 서비스를 안방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안방 문화혁명 온다

방통위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디지털 전환 시범사업 후보지역 발표 및 디지털 전환 활성화 추진 협약식'을 갖고 디지털 전환을 공식 선포했다. 디지털 전환이란 방송 제작 · 송출 · 수신 등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기존의 아날로그 TV방송을 종료하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 말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들은 아날로그 TV방송을 중단할 예정이다.

디지털 TV방송은 국민들의 생활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통신과 인터넷의 디지털화에 이어 아날로그 TV방송의 디지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디지털 방송 시대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방송시장과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어 국가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국민 생활과 문화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TV방송은 아날로그에 비해 화질이 5~6배 좋아지고 CD에 버금가는 고음질을 즐길 수 있다. TV 시청 도중에 자막 등을 통해 뉴스 날씨 등을 알려주는 데이터방송,드라마 등에 나오는 소품을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는 T커머스 같은 양방향 부가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전력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디지털 방송은 아날로그 방송에 비해 수신신호가 10배가량 낮아도 시청이 가능해 송신기 소비전력이 기존의 40% 정도면 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현재 1178개인 아날로그 송신기를 디지털로 교체할 경우 연간 23억원의 전력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4개 지역서 디지털 시험방송

방통위는 이날 전국 단위의 디지털 전환에 앞서 아날로그 TV방송 종료를 시험하기 위한 시범지역을 공식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경북 울진군,전남 강진군,충북 단양군 등 3개 지역의 5만6002가구를 대상으로 디지털 TV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2011년 6,7월께 제주 전역으로 디지털 TV방송을 확대한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일시적으로 아날로그 TV방송을 중단하는 소프트 테스트도 실시할 예정이다. 전국적인 아날로그 TV방송 종료 시 발생할 수 있는 시청 불편이나 기술적인 문제를 미리 점검하기 위해서다.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이 지역의 TV 시청자들은 디지털TV를 구입하거나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컨버터(디지털 방송을 아날로그로 전환해주는 기기) 등을 갖춰야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김재영 방통위 디지털방송정책과장은 "시범지역 시청자들이 기존의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디지털 컨버터,안테나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