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경제전문가 52명 설문조사
86.5%가 감세정책 기조 유지 주장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을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경제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경제전문가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분의 2가 넘는 73.1%가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재차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갔다'는 응답은 21.1%,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대답은 5.8%로 나타났다.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거나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전문가의 46.3%는 본격적인 경제회복 시기를 '2010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이어 '2010년 상반기'(39.0%), '올해 4분기'(12.2%), '2011년'(2.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최근 국내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반기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53.8%로 가장 많았고 '제로 성장에 머물 것'이 38.5%,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응답은 7.7%로 각각 조사됐다.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는 '세계경제 침체'가 51.9%,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과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이 각각 13.5%로 뒤를 이었다.

'원화강세'는 11.5%, '노사문제 등 사회갈등'을 꼽은 전문가는 9.6%를 차지했다.

세계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약간 있다'가 75.0%, '가능성 작다'가 19.2%, '가능성 크다'가 5.8%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들의 86.5%는 정부가 감세정책 기조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13.5%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괜찮은 편'이라는 응답이 69.2%로,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30.8%)이라는 응답보다 배 이상 많았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출구전략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하되 실행은 뒤로 늦춰야 한다'는 견해가 67.3%로 가장 많았고, '아직 시기상조'라는 응답이 28.9%, '지금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같은 맥락에서 하반기 정부 경제정책기조로 '경기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6.9%에 달했고, '위기 이후 취했던 정책을 점차 정상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23.1%에 머물렀다.

상의 관계자는 "최근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고 하반기에는 세계경제 부진, 유가 상승, 환율하락 등의 불안요인이 있는 만큼 재정, 금융, 세제 등의 부문에서 현재의 정부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