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지난 주말 멕시코 동부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에 자동차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이 회사의 첫 해외 자동차강판 공장으로,북 · 중미 자동차업체들의 강판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2억5000만달러를 들여 준공한 이 공장은 연간 생산량 40만t 규모로 아연도금강판 등 자동차용 고급 철강재를 생산한다.

정준양 회장은 준공식에서 "멕시코는 북미 자동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교두보"라며 "올해가 글로벌 자동차강판회사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해 에르난데스 플로레스 타마울리파스 주지사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현지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칼데론 대통령은 축사에서 "공장 착공 당시 힘들고 어려운 정치 · 경제적 상황에서도 멕시코와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믿고 투자한 포스코가 고맙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미 멕시코에 두 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며,공장 옆 부지에 물류기지도 완공했다. 자동차강판 생산에서 판매까지 일관 공급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멕시코는 미주 자동차시장 진출을 위한 최적의 교두보로 꼽힌다. 위로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이,아래로는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시장이 맞닿아 있다.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들도 모두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갖고 있다. 멕시코는 이를 기반으로 작년 한 해 2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 중 77%는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유럽 등으로 내보냈다.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멕시코 현지 철강회사는 아르셀로미탈의 멕시코 공장 등 두세 개가 고작이어서 2015년에는 약 200만t의 자동차강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자동차강판 공장은 이런 틈새를 겨냥한 것이다. 정 회장은 "철강공장은 수요처인 자동차회사와 지리적으로 가깝게 붙어 있어야만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가 포스코에 거는 기대도 크다. 자동차강판 공장 건설을 계기로 멕시코 동부지역을 대규모 산업단지로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년 전 포스코가 자동차강판 공장을 건립할 때부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김민동 포스코 멕시코법인장은 "멕시코 정부가 공장 건립에 필요한 건축자재와 설비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부여하고 각종 등록세도 절반으로 깎아줬다"며 "앞으로 매년 수입되는 철강 원재료에 대해서도 큰 폭의 관세 혜택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인도 서부지역에도 멕시코와 비슷한 규모의 자동차강판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지 주정부로부터 부지 매입을 완료,내년 9월 착공한 뒤 2012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알타미라(멕시코)=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