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인 쌀소비량 현대重→SK에너지→현대차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울산은 물론 한국 최고기업의 힘은 과연 '밥힘'에서 나올까.

12일 울산의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에너지 등 3개 업체에 따르면 근로자 1인의 한 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의 쌀 소비량은 평균 180g. 이는 SK에너지 140g, 현대자동차 135g보다 많은 것이다.

즉석 밥이나 공깃밥 한 그릇에 든 쌀이 90g이고 우리나라 성인이 한 끼에 평균 100g 정도의 쌀을 섭취하는 현실에 비춰 현대중공업 근로자는 두 배가량을 먹는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측은 무거운 철판이나 공구를 들고 높이 40m가 넘는 대형 선박 위로 오르내리는 등 근로자가 그야말로 고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SK에너지의 경우 현대중공업보다 현장근무의 노동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사실이다.

밥의 양은 차이가 나도 끼니마다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특식과 반찬을 내놓는 것은 공통점.
현대중공업은 삼계탕, 쇠고기 보양탕, 곰탕, 생선, 고기 등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다.

고단백 스테미나식 위주로 근로자가 무리 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 단호박, 브로콜리 등 성인병에 좋은 메뉴도 빠뜨리지 않는다.

현대차는 국을 뺀 1식4찬을 기본으로 건강식은 말할 나위 없고 근로자의 입맛에 맞춰 메뉴 또한 한식과 함께 분식과 양식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근로자의 소식(小食) 트렌드까지 감안해 찬의 고급화를 선언하고 야채와 콩 등을 위주로 웰빙 식단을 꾸리고 있다.

한 끼 비용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4천500원선, SK에너지는 5천원 정도로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이다.

쌀 소비량과 식당 규모 역시 가히 기네스 감이다.

현대중공업은 4만5천800명의 근로자가 54곳의 구내식당에서 하루 80㎏들이 80가마, 현대차는 3만4천명의 근로자가 식당 24곳에서 하루 80㎏들이 55가마의 쌀을 먹고 있다.

두 기업이 하루에 소비하는 쌀을 합치면 한국 성인 남자 기준으로 하루 꼬박 세끼씩 98.6년을 먹어야 하는 양이다.

울산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홍순명 교수는 "산업활동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활동량에 맞춰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대 영양소가 적절한 식단을 꾸리되 비타민과 무기질을 겸비한 균형식을 마련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