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일본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사상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이 1일 발표한 3월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 따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판단지수(DI)가 대기업 제조업의 경우 -58에 달했다.직전 조사인 작년 12월(-24) 보다 34포인트가 낮은 것으로,사상 최저 수준이다.일본은행이 3개월마다 발표하는 단칸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3회 연속이다.단칸지수는 현재의 경기가 ‘좋다’고 응답한 기업에서 ‘나쁘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을 뺀 수치다.대기업 제조업의 DI지수가 지금까지 가장 나빴던 때는 제1차 오일쇼크 직후인 1975년 5월의 -57였다.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총 10조~20조엔(약 140조~280조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추가 경기부양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처럼 단칸지수가 추락한 것은 세계 수요가 위축된데다 엔고까지 겹쳐 수출이 급감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지난 1분기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주력 수출기업들은 일제히 감산에 돌입하는 등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업종별로는 식료품을 제외한 전 업종에서 단칸지수가 하락했다.특히 철강은 77포인트나 떨어졌다.서비스 대기업의 단칸지수는 -31로 작년 12월보다 22포인트 낮아졌다.운수와 도매업 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하지만 3개월후의 경기예상에 대한 지수는 3년만에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단칸지수는 일본은행이 매년 3,6,9,12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출한다.대기업 제조업의 DI지수는 실물경기 동향의 풍향계로서 간주된다.이번 조사는 지난 2월23일부터 3월말까지 1만441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