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광산화' 사업 추진

집안에 방치된 휴대전화와 폐가전제품에서 귀금속 등을 추출하는 사업이 서울시 차원에서 추진된다.

서울시는 폐전자제품을 회수해 금.은 같은 고가금속이나 팔라듐.인듐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화(Urban Mining) 사업'을 벌인다고 26일 밝혔다.

광부들이 금광석 1t을 채굴하면 5g의 금을 추출할 수 있는데 비해 휴대전화 1t에선 400g, PC 1t에선 52g의 금을 얻을 수 있어 이 사업은 자원고갈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유망한 녹색성장산업의 하나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도시 광산화'는 80년대 일본에서 최초로 사용된 단어로,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부처별로 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해 왔으나 실행 주체가 없어 계획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이 사업에 따라 5% 수준에 불과한 폐전자제품 재활용률을 100%까지 끌어올리기로 하고 현재 54만대 수준인 휴대전화 연간 회수량을 2012년까지 564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또 PC는 7만대에서 28만대로, 가전제품은 20만대에서 424만대로 연간 회수율을 높일 계획이다.

시는 폐전자제품의 연간 회수 가능량을 총 1천228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매년 서울에서 1천842억원가량의 생산 효과를 거두고, 8천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사업이 전국으로 확산하면 연간 1조원의 생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폐기물 매립,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 서울에서만 연간 67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시는 다음달부터 `폰 기부(Phone Give) 캠페인' 등을 통해 도시광산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은 시민과 기업, 사회단체가 방치된 `장롱폰' 등을 모아 그 수익금을 자선단체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또 시민들이 폐가전제품을 편리하게 버릴 수 있도록 선풍기, 가습기 등 전자제품 20여 종에 대한 처리수수료(1천~3천원)를 면제하고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는 `소형 가전제품 전용수거함'을 비치할 계획이다.

시는 대형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전화 또는 인터넷 예약제로 신속한 수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전문 상담원이 아파트를 순회하며 폐전자제품 분리수거 방법을 안내하는 `환경컨설팅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도시광산화 사업은 경제와 환경에 이바지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특히 IT(정보기술)의 발달로 전제제품의 교체 주기가 빨라져 앞으로 크게 주목받을 분야"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문성규 기자 moon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