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ㆍCP 순발행 급증

지난해 말 은행의 리스크 관리로 크게 감소했던 기업대출이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순발행이 급증하는 등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은 크게 개선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5조 9천억 원 늘었다.

대기업 대출은 3조 3천억 원, 중소기업 대출은 2조 7천억 원이 각각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액은 작년 9월 5조 원에서 10월 7조 3천억 원으로 확대됐으나 11월에는 3조 5천억 원으로 둔화됐고 12월에는 아예 감소세(-6조6천억 원)로 돌아섰다.

한은 금융시장국의 김현기 차장은 "작년 말 일시상환됐던 자금이 다시 대기업 대출로 나가고 설자금 지원과 부가세 납부수요로 중기 대출도 늘어나는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당국의 유동성 공급으로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서 비교적 활발해졌다.

일반기업의 회사채(공모) 순발행은 지난달 4조4천억 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기업어음(CP) 순발행도 12월 1조6천억 원에서 1월 4조7천억 원(1월 20일 기준)으로 확대됐다.

반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1조 6천억 원 증가에서 지난달 1조 7천억 원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작년 1월(-7천억 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설 상여금 지급 등으로 마이너스통장 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더 뚜렷해졌다.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액은 19조 원으로, 전달의 13조3천억 원보다 커졌다.

특히 단기 금융상품 가운데 비교적 금리가 높은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지난달 18조5천억 원 늘면서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당국의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조치에도 유동성 증가세는 둔화세를 지속했다.

`2008년 12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광의통화(M2, 평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1% 증가해 7개월째 둔화세를 보였다.

올해 1월에는 12% 내외로 떨어진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총유동성을 보여주는 광의유동성(L.말잔)도 작년 11월 11.5%에서 12월 10.6%로 증가세가 약화됐다.

한은은 "작년 12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 증가세가 크게 둔화함에 따라 통화.유동성 증가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