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원유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속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1.60달러(3.8%) 내린 배럴당 40.08 달러에 마감됐다.

WTI는 이날 장중 한 때 배럴당 39.83 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지난달 20일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는 올해 들어 10% 하락했고, 1년전에 비해서는 무려 55%가 떨어져 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07달러(4.5%) 하락한 배럴당 43.81 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미 상무부가 지난해 미국의 소비지출이 3.6%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47년만에 가장 부진한 양상을 나타냈다고 발표하면서 속락했다.

특히 작년 12월은 소비지출이 1% 감소하면서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나타냈고 4.4분기 실적은 분기 기준으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제조업지수가 35.6으로 여전히 기준치인 50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1월 수치는 전달의 32.9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BNP 파리바의 톰 벤츠 수석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원유 수요가 약화될 것임을 시사하는 부정적인 경기 지표들이 계속 발표되면서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엑손 모빌, 발레로 에너지, 셸 등 대형 석유회사들이 포함된 미 철강노조가 협상 시한을 연장하면서 파업에 돌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들이 파업할 경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세계 석유 수요 전망을 재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부오 다나카 IEA 사무국장은 "세계 경제 전망이 매우 비관적이기 때문에 오는 11일 발표될 예정인 월간 보고서에서 수요 하락쪽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IEA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 전망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이 1.6% 줄어들고, 일본은 2.6%, 유로존 지역은 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한편 금 가격은 단기급등에 따른 이익실현 매물들로 인해 사흘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금은 지난주 종가보다 2.3% 내린 907.20달러에 거래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