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보다 어렵다"..외환위기 때도 이틀 휴점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빅3 백화점들이 설 대목이 다가왔는데도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1998년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가 더 어렵다"며 설 연휴 중 하루만 문을 닫기로 했다.

백화점들은 예년에는 설 당일과 그 다음 날까지 이틀간 휴점했으나 올해에는 설을 앞두고도 유난히 매출이 오르지 않자 하루라도 더 영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이틀간 휴점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백화점들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1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 설 연휴에 설 당일인 26일 하루만 휴점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설 휴무일을 하루 줄인 것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경기상황과 소비심리가 더 위축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겨울 세일에서 매출이 부진했던 의류업체의 의류재고 소진을 위한 영업요청이 잇따르고, 짧은 연휴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고객들에게 쇼핑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이에 앞서 소비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대백화점 및 계열사 임원의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임금의 1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

과장급 이상 간부들도 경영위기를 타개하는 데 동참한다는 취지로 '임금동결 결의문'을 통해 자율적으로 올해 임금 동결을 선언하는 등 최근 경기침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역시 26일 설 당일만 쉬는 것으로 휴점 기간을 하루 축소했다.

또 16일부터 24일까지 영업시간을 매일 30분씩 연장, 오후 8시 30분까지 영업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아직 설 연휴 영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휴점 기간을 설 당일 하루로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