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장초반 보합 … 유럽은 혼조 마감

일본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27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 우려가 부각되며 동반 폭락했다. 기업 실적악화가 현실화되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불안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엔화 초강세에 따른 주요 기업 실적악화 우려로 6.36% 떨어진 7162.90엔에 마감해 1982년 10월 이후 2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미쓰비시UFJ와 미즈호금융그룹 등 주요 은행들이 주식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주들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일본 정부가 금융회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한도 확대와 은행의 주식보유 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긴급 시장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중국과 홍콩 증시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라 에너지와 금융 농업부문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예상되며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32% 내린 1723.35로 마감,1800선이 무너지며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006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A주 상장 기업은 총 633개사로,이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율은 지난 상반기에 비해 18.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올 4분기와 내년에 글로벌 침체 영향으로 인한 경기 둔화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홍콩 항셍지수도 12.70% 폭락한 11,015.84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률로는 1997년 이후 최대폭이다. 국내 중국 펀드들이 대거 편입하고 있는 홍콩 H지수도 14.0% 급락한 4990.08로 끝났다.

대만 가권지수도 반도체주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4.65% 하락했다. 태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다 국내 정치 혼란 탓에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자 서킷 브레이커(주식거래 일시중단)를 발동했다. 태국 증시는 오후 장에서 SET지수가 지난 주말에 비해 10% 급락하자 30분간 거래를 중지했다. 태국 증시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는 최근 30년 새 2006년 12월과 지난 10월10일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SET지수는 이날 10.5% 하락한 387.43으로 마감,5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아시아에 이어 소폭 하락 출발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장초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신규 주택판매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침체 우려감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오전장에 4∼6% 하락했던 유럽의 주요 증시는 뉴욕증시가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이자 낙폭을 크게 축소하며 증시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