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 조치로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가 해소국면에 들어간 데다 남북 정상회담,6자회담 등의 성과로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한국물의 가산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세 달 가까이 꽉 막혔던 국내 금융회사 와 기업의 해외 기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홍콩 등 아시아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10년짜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는 10년짜리 TB(미국 재무성 증권)에 붙는 가산금리가 85bp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촉발된 신용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8월 하순부터 지난달 중순 사이 형성됐던 110bp에 비해 25bp나 하락한 것이다.

수출입은행 10년짜리 채권도 가산금리가 최고 130bp에서 115bp 수준으로 떨어졌으며,KT와 포스코 10년물의 가산금리도 각각 10bp가량 낮아졌다.

한국물의 가산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은 미국이 지난달 18일 금리를 0.5%포인트나 인하해 위기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신호를 줌으로써 시장상황이 다소 개선된 것이 근본 배경이지만 정상회담과 6자회담 등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여건을 활용해 지난 3일 600억엔 규모의 엔화표시채권(사무라이본드)을 발행,해외 기채에 다시 나섰다.

수출입은행도 이달 한달간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본 뒤 다음 달엔 1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해외 자금조달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수출입은행이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동안 미뤄왔던 다른 금융회사와 기업들도 해외기채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국내 외화자금시장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면서 미국회사 밥캣을 인수키로 한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협조융자가 무리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국내외 대형 은행들이 대부분 자금공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어 30억달러 규모 신디케이티드론이 무난히 성사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