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이민법(일명 센센브르너 법)'등 새로운 이민법 제정을 둘러싸고 미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가 갈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상원에서 27일(현지 시간)부터 이민법에 대해 본격 심의에 들어감에 따라 LA에서 50여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반이민법 등 이민제도 개혁논의


상원은 각종 이민 개혁법에 대해 27일부터 심의에 들어간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이민법을 제정한다는 것이 상원의 계획이다.


대표적인 법안은 '반(反)이민법'으로 유명한 '국경보호 테러방지 불법 이민 통제법'.


제임스 센센브르너 연방하원의원이 제안했다고 해서 '센센브르너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작년 하원에서 통과됐다.


불법 이민자를 형사범으로 간주해 처리하고 불법 체류자를 지원하는 사람이나 기업주 및 종교단체 등도 함께 처벌하도록 하는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상원에는 반이민법 외에 불법 체류자들로 하여금 5년 이내에 본국으로 돌아가 임시 노동비자를 받고 재입국할 수 있도록 한 '코닌-카일법안',임시 노동카드를 받고 6년 동안 일한 불법 체류자에게는 영주권을 주자는 '케네디-맥케인 법안' 등이 제출돼 있다.


◆이민사회의 거센 반발


남미와 아시아계를 중심으로한 이민사회는 '반이민법' 반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 시카고에서 50여만명이 참석한 대규모 시위를 벌인데 이어 25일엔 LA에서 50여만명이 모인 가운데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날 시위엔 안토니오 바이라이고사 LA시장도 참석,시위대에 지지를 보냈다.


한인 사회도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이민사회 전체가 술렁이고 있는 것은 '반이민법'의 엄청난 파장 때문이다.


작년 3월 말 현재 미국 내 불법 체류자는 11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법이 통과되면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도 처벌을 받는다.


식구나 친지 중 한 명이 불법 체류자라면 이들과 관련될 수밖에 없는 합법적 이민자라도 범죄자가 되고 만다.


◆정치권도 힘겨루기


이민법 개혁에 대해 침묵해온 민주당 지도부도 강도 높은 공세에 나섰다.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센센브르너 법은 문자 그대로 선량한 사마리아인은 물론 예수님조차 범죄인 취급하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렇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이민제한파'는 우선 국경 강화와 불법 체류자 단속부터 하는 것이 각종 범죄를 줄이고 국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미국은 이민자를 환영하고 법치도 지켜야 한다"며 "2004년 제안한 '초청 근로자(Guest Worker)' 프로그램이 새 이민법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불법 체류자에게 노동허가증을 발급해 최장 6년 동안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주자는 내용이다.


정가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2008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민법에 대한 결론이 쉽게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