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앙숙'으로 불리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영업현장이 아닌 여자 프로농구 코트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돼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계와 한국여자농구연맹 등에 따르면 '2006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정규시즌의 마감을 하루앞둔 이날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모두 14승 5패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공교롭게 오는 21일로 예정된 올해 겨울리그의 마지막경기가 두 은행팀간 대결이어서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리그 우승이 결정된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열린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초반에 16점을 뒤져 리그 우승의 꿈을 접는 듯 했으나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하면서 전통의 라이벌인 우리은행과 홈(안산와동체육관)에서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됐다. 두 팀의 승부가 결정되면 오는 24일부터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데, 정규리그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각각 맞붙게 돼있어 결국 최종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두 팀이 만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름리그에서도 두 팀은 나란히 플레이오프전과 챔피언전에 올랐으나 결국 우승컵은 신한은행에게로 돌아갔다. 이같이 두 팀간의 경기가 흥미를 끄는 것은 코트밖에서도 두 은행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자산규모에서 국민은행에 이어 2,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외환은행과 함께 올해 금융권에서 최대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한 LG카드를 놓고 인수전을 펼치고 있다. 또 우리은행의 이름을 둘러싼 논쟁에서도 신한은행이 반대편에서 사실상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두 은행간 대립각은 좀처럼 둔화되지 않고 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과 황영기 우리은행장 모두 여자프로농구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날 어느 은행이 준비해 간 우승 축하 플래카드를 펼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 행장의 경우 올초 전국 부서장 경영전략회의에서 여자농구단 지원을 위해 1만원씩을 걷자고 즉석에서 제안해 500여만원을 모아 전달한 바 있으며, 황 행장은 월례조회사 등을 통해 여자농구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두 은행은 이날 직원들로 구성된 응원단을 '출격'시켜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으며 두 은행장의 경우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나 맞닥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