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품을 떠나 산업은행에 맡겨진 LG카드가앞으로 어떻게 운영될 지 관심이다. 외견상 `1년간 위탁경영' 형태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사실상 산은의 자회사로 운영될 전망이다. 산은은 1999년 자회사로 인수한 대우증권처럼 `독립경영' 방식으로 정상화를 꾀하면서 매각을 동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문경영인 누가 올까 단독관리에 들어가는대로 이종석 사장을 중심으로 한 LG카드의 기존 경영진은전면 교체되고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이 영입될 전망이다. 카드경영에 정통한 국내.외 전문경영인이라는 원칙은 서있지만, 현재로서는 딱히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채권단 주변에서는 국내 카드업계 출신 경영자들은 카드부실 사태로 경영능력을의심받고 있어 배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형' 경영자를 고려한다면 은행 출신 경영자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있다. 일 부에서는 카드경영을 하고있는 우리금융 출신이 거론되고 있지만 채권단은 내켜하지않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CEO 영입 가능성이 유력하다. 선진 경영기업 도입이라는 명분도 있고 실제로 아멕스나 비자 등 미국 카드업계에서 경영진 추천에 적극적 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 독립경영 방식..영업력 회복 관건 일단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같이 독립된 금융기관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이나 손익관리 사항을 보고받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경영이나 영업활동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산은 관계자들의 얘기다. 다만 잠재부실이나 유동성 문제가 잔존하고 있어 주요 채권은행들을 중심으로자금관리단은 파견된다. 독립경영 체제로 거듭날 LG카드는 `영업정상화'와 `연체관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지만 후자에 노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부실 털어내기가 최대 당면 과제여서 영업확장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LG카드 사태 장기화로 우량고객들이 급속히 이탈하고 있고 LG그룹과의 계열분리로 영업반경이 축소되고 있어 영업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그러나 "LG카드가 영업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정상화.매각병행..외국도 참여 사실상의 `파킹(Parking.인수후 재매각)' 개념이어서 정상화와 함께 매각이 동시에 추진될 전망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최선의 해법은 결국 매각"이라며 "너무 서두르다가는 매각조건이 불리해질 수 있는 만큼 영업정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하면서 시기와 방법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초 국내 8개 채권은행에만 우선권을 주기로 한 기존 매각구도는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효율적 매각추진을 위해 외국계 자본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쪽에힘이 실리고 있다. 일부 채권기관들은 그러나 여전히 국내 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 매각과정서 재실사 LG카드가 다급한 위기국면을 벗어남에 따라 정밀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채권단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매각이든 정상화 지원이든 정확한 부실규모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삼정회계법인 등을 통해 실시한 `약식' 실사와는달리 정밀 실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그러나 어차피 매각과정에서 원매자가 정밀실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재실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위탁경영 착수 시간걸릴 듯 산은이 실제 위탁경영에 착수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이 계열분리를 완료하고 10개 채권은행들이 1조원을 출자전환한 후 지분의결권을 넘겨야 위탁경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출자전환이 이뤄지려면 각 은행의 의사결정과 출자한도 조정 등 실무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빨라야 다음주부터 가능하다는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산은이 위탁경영을 시작해 LG카드 단독관리 은행이 되더라도 우리.국민.농협과함께 공동 운영위원회를 구성, 향후 경영진 선임 절차와 정상화 계획, 매각 추진 등의 중요 사항을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