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본격화된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철강산업이 대호황을 맞고 있다. 국제철강협회(IISI)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에 철강재 소비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철강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다,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내년에 세계 철강소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9억t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철강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6.4% 늘어난 8억8천4백30만t에 이르고,내년에는 이보다 5.8% 증가한 9억3천5백80만t에 달해,9억t선을 첫 돌파할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건설 특수' 바람이 부는 중국의 경우 올해 철강소비는 전년대비 21.7% 늘어난 2억5천7백만t을 기록한 후 내년에도 12.8% 증가한 2억9천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올해 9천9백30만t으로 작년보다 3.5%가량 감소했으나,내년에는 1억4백50만t으로 5.2%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EU)의 철강 소비량은 올해 0.4% 증가한 1억3천8백60만t에 그치겠지만,내년에는 1억4천2백만t으로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은 제조업의 해외 이전 여파로,내년에 7천1백90만t까지 줄어,금년보다 2.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IISI는 또 세계 철강업계의 조강생산이 올해 6.4% 증가한 데 이어 내년에도 올해보다 5.7% 늘어,처음으로 10억t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004년 세계전망'을 통해 테러 등으로 인한 경기전망 불투명에도 불구,세계 철강소비가 내년에 4%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수입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생산량 증가폭이 세계 철강 가격 동향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국과 다른 국가의 무역 마찰 불씨가 되고 있는 철강 관세문제도 미국내 철강업체들이 스스로 연장을 요청,커다란 갈등 없이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국내 철강업계의 내년 조강 생산량은 약 4천6백34만t으로 올해보다 0.8% 증가하고,철강소비는 4천5백83만t으로 0.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세계 철강업계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미국과 EU 등의 경기회복 속도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