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은 지난달 2일 연 3.98%로 바닥을 찍은 후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31일에는 연 4.51%로 마감됐다. 제일은행이 3일부터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올리는 것을 비롯 은행과 상호저축은행도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CD(양도성예금증서)유통수익률과 연동된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여기에 세계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만약 금리가 확실히 상승세로 반전한다면 개인의 '재테크 포트폴리오'도 일정 부분 변화를 줘야 한다. 금리인상은 대출고객이냐 예금고객이냐에 따라 상당한 '이자수익(비용)차이'를 가져 오기 때문이다. ◆예금은 가능한 단기로=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수입도 증가한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 예금상품을 가입할 때는 금리상승분을 따라잡기 쉽도록 가입기간을 짧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단 여유자금을 짧은 기간의 예금에 맡겨 놓았다가 금리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될 경우 장기예금으로 옮겨타면 유리하다. 예금을 이리 저리 옮기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선 '회전식 정기예금'가입을 고려할만 하다. 이 상품은 약정 만기가 1년 이상 3년이지만 1개월·3개월·6개월마다 변경된 금리가 적용된다. 예컨대 예금자가 금리상승을 예상,1년제 회전식정기예금(3개월 회전식 선택)에 가입한 후 실제로 3개월 이내에 예금금리가 상승한다면 3개월 이후부터는 인상된 예금금리가 적용된다. 회전식 정기예금의 또 다른 장점은 중도해지를 해도 우대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일반정기예금은 가입후 3개월 이내에 중도해지를 하면 연1%,6개월 이내에는 2% 금리가 적용된다. 하지만 회전식 정기예금은 해당 회전기간 경과후 해지를 하면 1회전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금리를 준다. 또 1회전 기간 미만에 대해서는 약정이율의 50%를 적용한다. 예컨대 1년제 회전식정기예금에 가입하고 3개월 회전식(연 3.2%)을 선택한 고객이 긴급한 사정으로 4개월만에 해지를 했다면 1회전 기간에 해당하는 3개월에 대해서는 연 3.2% 금리가 적용되고 나머지 1개월에 대해서는 연 1.6% 금리가 적용된다.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는 점도 회전식정기예금의 장점이다. ◆대출은 고정금리 장기로=금리상승은 대출고객과 채권투자자에겐 나쁜 소식이다. 이자부담이 늘고 채권 할인율이 올라가는 만큼 채권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금리상승세가 가파르다면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은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3년제 고정금리대출의 금리는 현재 연 7%대. 하지만 각은행 우수고객은 0.3∼0.5%포인트에 이르는 금리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 대출금리는 6% 중반으로 낮아진다. 변동금리 상품인 CD 연동 대출상품의 금리가 연 6%전후인 점을 감안한다면 고정금리상품과 변동금리상품의 금리차는 0.5%포인트 내외에 불과하다. 고정금리대출은 처음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만기일까지 그대로 적용되므로 앞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도 안심할 수 있다. 다만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때는 중도상환수수료와 저당권설정비를 감안해야 한다. 은행들은 만기일 이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린다. 대출잔여기간이 1년 미만이면 상환금액의 0.5∼1%,1년 이상 남으면 상환금액의 1∼2%에 이르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한다. 고정금리대출로 갈아탈 때는 저당권설정비(대출금액의 0.8∼1%)와 인지대(2천만원까지는 면제,2천만원 초과시 2만∼35만원까지 징수)등의 '추가비용'이 든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만약 대출을 받는 사람이 봉급생활자라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10년 이상 장기대출상품도 이용해볼만 하다. 근로자가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금융회사로부터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연간 이자납입액의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컨대 1억원을 연 7% 금리로 대출받고 1년 동안에 대출이자 7백만원을 물었다면 연말정산때 6백만원을 소득공제 받음으로써 59만∼2백38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도움말=조흥은행 서춘수재테크팀장 /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