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심리 위축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0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국 1천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3.4분기의 소비자태도지수는 43.4로 전분기에 비해 0.8 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소비자태도지수는 3분기째 하락하며 지난해 4.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기준치(50)를 밑돌았다. 소비자태도지수란 현재와 미래의 생활 형편과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종합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를 상회하면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는 의미이고 기준치에 못미치면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뜻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금리 인하, 조기 재정 집행, 특소세 인하 등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소비 심리불안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태도지수를 구성하는 요소 중 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보다 4.1 포인트 하락한 39.1로 4분기 연속 기준치에 미달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 형편이 갈수록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 평균 소득 5천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생활형편지수가 전분기보다 4.4 포인트 낮아진 반면 1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7.2 포인트나 하락, 저소득층의 생활 체감도가 고소득층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전분기보다 6.1 포인트 하락한 17.2를 기록, 5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여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임을 반영했다. 1년 전과 비교해 현재의 소비 지출 수준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지출지수는 전분기보다 1.0 포인트 하락한 44.2로 3분기 연속 기준치에 못미쳤다. 미래소비지출지수도 4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1999년 2.4분기 이후 처음으로기준치 이하인 49.7로 떨어짐으로써 향후 소비 심리 회복이 불투명함을 시사했다. 다만 물가예상지수는 전분기보다 8.1 포인트 하락한 69.1로 소비자들의 물가 불안 심리가 다소 완화됐음을 보여 주었다. 한편 조사 대상 가구의 81.1%는 오는 2013년까지 10년 이내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우선 과제로는 ▲정치 개혁 및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 38.2% ▲노사 관계 안정 26.6% ▲빈부 격차 해소 8.8% ▲기업 경영의 투명성 확보 7.7% ▲21세기 유망 산업 육성 6.4% ▲국가 체제 혁신 6.1% 등이 꼽혔다. 특히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성장(31.6%)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분배(8.8%)보다 훨씬 더 많아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