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업계가 오는 6월께 유동성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개 창업투자회사들이 2년 전에 대출채권유동화증권(CLO)이라는 선진 금융기법을 통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던 자금의 상환 만기일이 6월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는 대출 또는 투자 지분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일종의 자산담보부증권이다. 지난 2001년 6월 창투사들은 CLO를 은행에 발행해 주면서 벤처투자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14개 창투사들이 참여해 모두 5백10억원 규모의 CLO를 발행했다. 회사별로 무한투자가 80억원어치를 발행한 것을 비롯 넥스트벤처투자(70억원) 한국아이티벤처(50억원) 한솔창투(50억원) 등이 CLO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었다 또 메디디안창투 CBF창투 토러스벤처 프라임벤처 등도 회사별로 20억∼40억원 규모의 CLO를 인수했다. 창투사 자금팀에 따르면 CLO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벤처기업 투자에 모두 사용됐다. 그러나 증시 불황으로 투자 평가손실만 발생해 만기상환에 제대로 대처하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창투사 관계자는 "6월 유동성 위기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며 "증시 침체로 투자자금 회수작업이 거의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CLO 빚을 갚기가 힘든 처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협회는 중소기업청에 만기연장을 주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책 차원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이 CLO에 대한 보증기간을 연장해주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게 창투사들의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만기연장이나 분활상환 등을 요청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당국의 반응은 냉담하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