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복합 미디어 그룹인 독일 베텔스만의 내분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게르트 슐트-힐렌 회장은 지난 주말에 이례적으로 베텔스만 그룹의 설립자이자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몬가(家)에 대해 일상적인 회사 경영에 간섭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하루 전날 베텔스만의 군터 틸렌 최고 경영자는 몬가의 좌장인 라인하르트몬과 부인인 리즈 몬이 과거 경영진들을 맹렬하게 비난한 직후 고조되는 긴장 해소에 노력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종업원들에게 발송했다. 이와 별도로 회사측의 정통한 소식통들은 베텔스만 TV 사업부의 RTL 이사회가 지난주에 갑자기 사임한 디디어 벨렌스 최고 경영자의 후임자를 이번주에 서둘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텔스만의 경영진들은 의결권의 75%를 보유하고 있으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몬가가 최근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징후가 감지되는데 대해 상당히 불편한 심기를 보여 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슐트-힐렌 회장은 17일자 슈피겔지와 인터뷰에서 "몬씨의 의도대로 몬가의 영향력이 확대된다면 기업 경영에 관한 잘못된 결정의 가능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텔스만 그룹이 몬가에 좌우되는 사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활실하지는 않지만 그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슐트-힐렌 회장이 이처럼 강한 어조로 몬가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틸렌 최고 경영자와 리즈 몬이 지난주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효과가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