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활력 회복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각종 조세감면과 정부지출 증가 등의 형태로 6천740억달러가 투입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시카고경제클럽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와 같은 대규모 감세 및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의회에 관련 법안의 처리 등에 관해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감세 및 경기부양안은 올해 9천200만명의 납세자들에게 평균 1천83달러의 세금을 줄여주며 앞으로 3년간 210만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대책이 부유층에게 지나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뿐만 아니라 정부 적자를 크게 늘려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비판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경기 부양안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 배당금에 대한 세금 철폐는 앞으로 10년간 주식 보유자들에게 3천600억달러의 세금 절감혜택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 대통령은 "기업들의 이익에 대해 이미 과세한 마당에 배당금에 또다시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이중과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세 폐지가 주식을 가진 부유층에만 혜택을 줄 것이라는 민주당 등의 비판에 대해서는 "배당금으로 생활하는 노년층이 주된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실업대책의 하나로 각 주정부에 36억달러를 지원해 실업자들의 직업훈련은 물론 자녀보육과 교통, 이주 등에 소요되는 비용 보조를 위해 1인당 3천달러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2004-2006년으로 예정돼 있는 소득세의 세율 인하를 앞당겨 올해 1월1일부터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27-38.6%에 이르는 소득세율은 25-35%로 축소된다. 기업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신장비 투자에 대한 즉각적인 세액공제한도를 현재의 7만5천달러에서 25만달러로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부부의 소득 감면과 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을 통해 자녀를 둔 3천400만가구의 세금부담을 평균 1천473달러 줄여줄 방침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경기진작안을 비판하면서 "더욱 즉각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1천360억달러 규모의 1년짜리 대책을 별도로 발표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