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폴 오닐 전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철도회사인 CSX의 존 스노 사장을 발탁한 것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CNN 머니가 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CNN 머니에 따르면 오닐 전 장관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지난 주말의 월가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백악관이 마침내 경제 회복을 위해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으로 투자자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장 초반의 하락세를 순식간에 상승세로돌려 놓았다. 그러나 스노 신임 장관 지명자도 자격 요건면에서는 오닐 전 장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많은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를 경영했던 오닐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철도회사 사장을지낸 스노 지명자 역시 구시대적 업계 출신이기 때문으로 그는 전혀 재무부 장관 물망에 오르지도 않았다. 밀러 타박의 채권시장 전략가인 토리 크레센지씨는 "월가 일각에서는 스노 지명자가 최선의 선택이 아니며 더 강력한 선수도 가능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헤비급 선수를 기대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월가의 전문가들과 정치 평론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고 신뢰받는 인물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사임을 앞둔 필 그램 상원의원과 존 테일러 재무차관, 투자자문 전문가 찰스 슈왑 등의 이름이 거론됐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코트의 래리 라이스 부사장은 "그들이 처음 이 사실을 발표했을 때 `누구요?'하고 반문했다"며 "좀 더 뛰어난 사람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스노 지명자는 최고경영자 출신이기는 하지만 1970년대에 포드 행정부에서 일했고 로비스트로도 활약하는 등 워싱턴 경험이 풍부한 편이다. 한편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최고경영자 그룹인 재계 원탁회의의 회장이라는 경력에 비춰 볼 때 스노 지명자가 철도산업 뿐 아니라 복합하게 얽힌 경제 전반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크레센지씨는 스노 지명자가 월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문제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며 그같은 문제를 백악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능숙함을 보여줄 수도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