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AT&T, 메트라이프, 시티그룹 등 대형기업들은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고 있다. 부동산시장 조사기업인 리얼 캐피털 애너리틱스의 조사결과로는 올해 3.4분기에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23억5천만달러 규모의 95개 부동산을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에 9천800만달러 규모 63개 부동산이 매각된 것에 비해 금액기준으로 2배가 넘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달 말 까지는 47억8천만달러 규모의 240개 기업 보유 부동산이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각 규모는 37억달러(208건)였다. 기업들은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재무제표도 좋게 꾸미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시티그룹의 경우 지난주 3.4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뉴욕의 본사건물을 파는 바람에 순익이 23%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같은 실적공시가 있은 후 시티그룹의 주가는 13%나 폭등했었다. 한편 기업들의 보유부동산 매각이 활발한 원인 중의 하나는 여전히 높은 부동산가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메트라이프는 미국 전역에 산재해 있는 보유부동산 중 15-21개 건물을 20억달러에 팔려고 내놓은 상태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