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대니얼 카너먼과 버넌 스미스의 주된 연구영역과 업적은 노벨경제학상이 시작된 이래 여타 수상자들의 업적과는 다소 궤를 달리한다. 비조인 아담 스미스와 중조인 '한계혁명'의 주창자들 이래로 그 후예들인 현대 주류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여타의 사회과학과 방법론상에서 분명히 선을 긋는 전제를 갖고 있었다. 이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고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간, 곧 '호모 이코노미쿠스'였다. 이같은 '절대공준'에 바탕해 세워진 현대경제학에서, 경제행위의 경험적 연구는사회학이나 인류학, 심리학 등에서와 달리 경제학에서는 불필요한 영역으로 치부돼왔고 인간의 경제행위가 결코 완전정보하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인식된 뒤에도 여전히 경제학은 확률이론에 의해 행위를 설명하려할 뿐 인간의 실제 경제행태를연구하려는 노력에는 인색해왔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경제학에서도 합리적 선택과 확률이론이 아닌 실제 행태실험을 통해 인간의 경제행위의 관찰을 통한 경험적 연구나 합리성아닌 경험을 통한인지가 선택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바로 이같이 경제학에 심리학과 심리학적 실험기법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실험없는 전통적 경제이론의 분석이 실제에서 얼마나 빗나갔는지를 밝히는데 주력했다. 카너먼의 업적은 바로 인간이 실제 불확실성하에서의 행위를 선택해야 할 때 확률원리에 입각한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얼마나 경험에 따라 행동하는지, 곧 인지심리학적인 방식에 의지하는지를 규명, 경제심리학을 크게 발전시켰다. 함께 수상한 버넌 스미스 교수 역시 기존의 경제이론과 달리, 다양한 행태실험을 통해 경제이론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실험경제학' 방법론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행태관찰과 실험을 통해 인간행위의 복합체인 경제시스템을 조직화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스미스의 실험경제학 연구성과는 실제 공항의 비행기시간배정에서 에너지시장의 조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69년 노벨경제학상이 시작된 이래 새롭게 개척된 실험경제학.경제심리학분야까지 노벨상이 주어짐으로써 카너먼과 스미스의 연구영역은 이제 본격적으로 공인받게된 셈이다.(서울=연합뉴스) 양태삼.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