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000년 6월 4천억원을 당좌차월로 대출받았지만 자체 하반기 자금운용계획에는 이에 대한 상환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회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 의원이 4일 밝혔다. 안 의원이 이날 공개한 현대상선의 `2000년 하반기 자금운용계획' 자료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6월말 현재 단기 및 장기자금 잔액은 5조3천127억6천300만원이었으며하반기 만기도래 채무는 9천231억3천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하반기에 9천여억원의 채무를 상환하고 6천382억4천500만원을 신규로 조달키로 했지만 `대북지원설' 논란을 빚고 있는 `당좌차월'란에는 잔액을 2천795억1천600만원으로 기록하고 `기일도래' 및 `상환'은 공란으로 비워 놓았다. 안 의원은 또 2000년 6월 7일 4천억원 대출과 관련한 현대상선의 차입신청서에는 4천억원의 용처만 밝히고 자금조달계획 등은 전혀 기재하지 않았는데도 신청 이틀만에 대출이 이뤄져 부실심사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현대상선이 당좌차월 상환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은 김충식(金忠植)전 현대상선 사장이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현대상선이 쓴 돈이 아니기에 갚을 수 없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기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