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원가압박 요인이 속속 발생하면서 기업들은 세부 경영전략을 수정해야할 형편에 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중 수립할 내년도 사업계획에는 최근 환율 하락세와 함께 원가 상승분을 대폭 감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의 비용상승은 외부적 요인에서 발생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절전운동을 할 수도 없고'


전력비가 국내 기업들의 제조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위탁가공비 다음으로 부담이 크다.


정부안대로 전기요금이 오르면 국내 사업장이 추가로 부담해야할 요금은 연간 9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최대 전기로업체인 INI스틸은 한해 2천억원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으나 인상분이 반영되면 2백억원을 더 내야 한다.


올 상반기 이익(9백48억원)의 21%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입고철 가격도 오름세인데 전기값마저 오른다면 이중의 원가상승 부담을 져야 한다"며 "절전을 위해 일반 사무실처럼 전기를 끌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업계의 이같은 실정을 감안해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2일 정부에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가뜩이나 투자가 부진한데'


정부는 최근 기업들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2천2백40억원 상당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무역협회는 "설비투자 부진으로 제조업의 공급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투자관련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제조업 설비투자는 9.8% 감소했고 올 상반기에도 1% 안팎의 미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최근 환율 하락으로 수출단가가 지난 상반기에만 7.4%나 떨어져 수출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된 만큼 오히려 연구개발 관련 세제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치솟는 물류비용


우리나라에서 북미지역으로 가는 컨테이너는 연간 2백만개가 넘는다.


지난달 14일부터 1TEU당 2백25달러씩 해상운임이 인상됐기 때문에 4천5백억원이 넘는 돈이 수출업계의 부담으로 떨어진다.


연간 2만9천개의 컨테이너에 타이어를 실어나르는 금호타이어의 경우 6백만달러 이상의 수송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태평양항로 안정화협정은 다음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모여 또 한차례 요금인상을 결의할 예정이어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발 미국행 항공 화물요금 역시 이달 16일부터 7%씩 오른다.


◆대책없는 유가 상승


최근 국제유가는 연초에 비해 35%이상 올랐다.


만약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배럴당 4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매출원가의 17% 정도를 원유구입에 사용하고 있는 항공업계가 당장 큰 타격을 받는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원재료인 나프타가 원유가격에 연동돼 있어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기름값이 급등할 경우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하는 속도가 다소 느리기 때문이다.


조일훈.김홍열.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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