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융합되는 '퓨전 테크놀로지(Fusion technology)'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해외에서 필요한 인력을 찾아 나서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는 산업현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해외 이공계 인력의 유치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확산될 경우 자칫 기술인력 수입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지난 4월20일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오는 2010년까지 '디지털 컨버전스 혁명을 주도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디지털컨버전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반도체칩에 내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공대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양적이나 질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04년까지 7만7천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필요한 4천여명의 소프트웨어 인력 중 80% 정도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 5년간 인력부족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필요한 소프트웨어 인력은 2003년에 5천여명,2005년에 7천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지만 소프트웨어 인력공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CEO들이 해외 인력 확보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미국에 이어 내년에는 유럽에서도 해외 연구인력을 뽑는다는 방침이다. 채용인원도 기계 전기 전자 금속 재료 화공 등 이공계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많은 1백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올해에는 미국 상위 20위 내의 대학들을 대상으로 인력을 채용했다"며 "유럽에서도 명문대 출신 이공계 석·박사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올해부터 외환위기 이후 중단된 해외 연구인력 채용을 재개했다. KT는 지난 6월 말에서 7월 초 뉴욕과 LA에 있는 미국 현지사무소에서 미국 유명대학 출신 7명을 연구개발인력으로 뽑았다. 전공은 전자공학,컴퓨터공학,항공우주공학 등 통신관련 분야가 많았다. KT는 94년 하반기부터 해외연구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모두 40∼50명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