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22일지난 3월 발표한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따른 고율의 보호관세 부과대상에서 178개 품목을 추가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7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발표된 이 품목들을 합하면 세이프가드 발표 이후보호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 품목들은 모두 727개에 달한다. 이것은 물량으로 계산하면 당초 발표된 세이프가드에 포함됐던 1천310만t의 수입철강중 약 4분의1인 320만t에 이른다. 미국의 이번 발표는 주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세계무역기구(WTO)에 세이프가드와 관련, 미국을 제소하고 보복조치를 천명한 국가들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이번에 발표된 178개 품목은 미국 소비자들이 (국내) 생산자들로부터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는 것들이며 이 품목을 제외하더라도 철강 세이프가드의 효과를 감소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또 "이번 결정은 미국 철강 소비자들과 미국 및 외국의 철강 생산자들이 제기한 정보를 전면적으로 검토한 뒤에 내려졌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이어 "이로써 2002년 5월20일까지 제출한 제외요청에 대한 검토가 모두 끝났다"면서 "연내에 이해 관계자들이 제외요청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 것이며 이때 제기되는 요청은 2003년 3월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는 다음 보호관세 제외 품목 선정과정이 시작되는 시기를 11월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178개 품목들은 강판, 열연 및 냉연 철강 제품, 부식 방지 강판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들중 특히 부식방지 강판은 자동차 제조업체인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요청한것으로 이 강판의 제조업체인 티센크루프사(社)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티센크루프사는 이와관련, 제외 요청을 한 35만t중에서 13만7천t만 제외됐다면서실망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 철강 제조업체들은 너무 많은 품목을 보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면세이프가드의 효과가 반감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철강제조업자협회의 톰 댄즈체크회장은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인 공격을받고 3월에 용기있는 결정을 내린 뒤에 다시 그것을 희석시키는 결정을 하는 것은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내 철강 소비 기업들은 보호관세 부과대상 품목들이 이번에 발표된것보다 더 많았어야 한다면서 철강소비 기업들에서 줄어드는 일자리가 철강제조업에서 보호되는 일자리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강소비기업들의 단체인 CITAC의 변호사인 루이스 레이보위츠는 "지난 몇달 동안 우리는 철강 사용 중소기업들이 원자재 부족, 도착지연, 가격인상등에 대처하지못하는 것을 똑똑히 봤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월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앞으로 3년 동안 8%에서 최대 30%까지의 보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세이프가드를 발표했으며 한국을 비롯해 EU, 일본, 중국 등 미국에 대한 철강 수출국들은 이에 반발해 WTO에 미국을 제소하는 한편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