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분식회계를 저지른 기업인에 대한 형량을 최고 2배로 늘리고 가칭 기업범죄특별대책반(Corpprate Fraud Task Force)를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자율규제만으론 무너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이같은 내용의 회계부정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부시의 뉴욕 연설은 주주와 투자자에 대한 기업인의 엄격한 도덕성과 책임을 강조한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날 대책만으로 잇단 회계스캔들에 놀란 달아난 투자자들을 다시 불러올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설내용=부시 대통령이 강조한 대목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기업범죄를 단속하고 처벌할수 있는 새로운 기업범죄특별대책반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대책반은 법무부 부장관이 이끌게 된다. 법무부는 물론 관련 행정기구들이 이 대책반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부정회계를 저지른 기업인에 대한 형량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다. 기업인이 우편 및 통신을 이용해 저지른 사기죄에 대한 형량을 최대 징역 10년으로 2배로 늘릴 것을 선고형량위원회(USSC)에 제안했다. 세번째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역할 강화다. 부시 대통령은 이를 위해 증권거래위원회의 올해와 내년 예산을 각각 2억달러,1억달러 증액해줄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 현재 의회가 제출돼 있는 내년 예산은 4억8천1백만달러 이지만 예산을 늘려 조사요원을 대폭 확충하겠다는게 행정부의 의지다. 부시 대통령은 이밖에도 독립적이고 강력한 회계시스템 구축,경영진의 보수완전공개,투자자 및 연금 보호강화등을 제시했다. 재계와 투자자 반응=재계는 일단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했다. 그러나 재계의 일부 관계자들은 부시 정책에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의회나 행정부가 최근의 사태에 대해 "과잉 반응"하는 것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토마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문제 기업인들에 대한 강도높은 처벌이 필요하지만 잘못을 고치려다가 경제전체에 부담을 줘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부시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앞으로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의 연설 만으로 주식시장을 수렁에서 건져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기업스캔들이 없어야만 투자자들이 되돌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자문회사의 마이클 포겔장 사장은 "기업이 활력을 찾는게 시급한데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비용계상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전문가들의 비판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톡옵션의 회계처리는 투자자들의 투자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부시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워싱턴=고광철특파원,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