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중기적인 주가흐름은 대통령의 리더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통령에게 막강권 권한이 주어지는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에 따라 국가 경제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987년이후 3차례의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대선과 증시 흐름과의 관계에서는 몇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우선 대통령 선거는 새로운 경기 및 주가 사이클의 시작이었다. 신정부의 다양한 경제.산업정책을 통해 기업의 신규투자가 활발히 일어났기 때문이다. 14,15대 대선이 끝난뒤 다음 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이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단기적인 측면에서 대통령 선거는 외국인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냈다. 대통령 선출로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돼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위험(컨트리 리스크)도 그만큼 감소했기 때문이다. 14대와 15대 대선후 3개월간 월평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대통령 선거가 끼인 달에 비해 1백22.9%나 급증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미국 신용평가기관인 S&P가 대선이후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상향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폭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가사이클의 최고점은 대통령 임기 1~2년차에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취임이후 실시한 경제정책의 효과가 이 시기부터 가시화됐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985년 이후 첫 고점이었던 1989년 4월(1,007.77)은 13대 대통령 선거후 15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주가지수가 1,138.75까지 올랐던 1994년 11월은 14대 대선후 22개월,1,059.04를 기록했던 2000년 1월은 15대 대선후 12개월 뒤였다. 반면 대통령의 임기 말기,즉 대선 직전에는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레임덕 현상과 함께 권력 측근의 비리가 불거지고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감 등이 팽배해 투자심리가 냉각된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세차례 대선 직전일의 종합주가지수는 평균 544.32에 불과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