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제약업체로 꼽히고 있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가 합병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예비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협상에 정통한 임원의 말을 인용해 양사의 고위임원들이 브리스톨-마이어스의 프린스턴 본부에서 지난 2주간 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그러나 양사의 협상이 합병절차를 논의하기보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측이 브리스톨-마이어스를 매입하는 것이 성공적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전했다. 양사는 합병협상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제2위의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는 최근들어 특허 기한이 만료되는 기존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신약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경영난을 겪어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최고경영자(CEO) 장 피에르 가니어 박사는 지난 주 한 경제전문가로부터 다른 제약사와의 합병 가능성을 질문받고 유망한 합병거리가 있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합병 전망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존 쿰부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앞서 2주전 브리스톨-마이어스가 "우리의 레이더 스크린에 잡혀있다"고 밝혔었다. 경제전문가들은 브리스톨-마이어스의 경영난이 어느 정도인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글락소스미스클라인측이 브리스톨-마이어스를 직접 인수하는데는 유보적 입장을 갖고있으며, 브리스톨-마이어스측에서도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현재 주가수준에서 회사를 매각할 의지를 갖고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의 한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 성사 가능성이 50% 미만인 것으로 밝혔다. 브리스톨-마이어스는 작년에 임클론(ImClone)이 개발 중이던 암치료 신약 '에르비툭스' 판매권을 20억달러 가까이주고 매입했으나 계약체결 직후 과학자료 오류로 당국으로부터 신약승인 신청을 거부당하는 등 여러가지 실수를 저질러 큰 손실을 보았다. 여기에다 최근 몇개월간 CFO 등을 비롯한 고위임원들이 회사를 버리고 떠남으로써 다른 제약사의 인수를 피할 수 없는 '텅빈 둥지'로 인식돼 왔다. 업계에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이외에 노바티스와 존슨 앤드 존슨 등이 브리스톨-마이어스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