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문형 냉장고 시장은 광고 2차전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거나 티타늄 재질, 파스텔톤 도색 등으로 인테리어 효과를 강조한 '프리미엄 양문형 냉장고' 출시가 특징이다. 보급형으로 나온 기본형 양문형 냉장고가 일반 냉장고 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 인테리어 기능성을 높인 제품이 프리미엄 시장을 장악하는 선에서 양문형 냉장고 시장에서도 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양문형 냉장고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7,98년에 각각 지펠과 디오스를 내놓은 이후 매년 20%씩 커졌다. 올해 예상 규모는 4천억원. 아직 8천억원에 이르는 일반냉장고 시장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반냉장고 연간 매출이 매년 줄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황금시장이다. 업계는 지난해 일반 냉장고 판매가 97년대비 75%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한다. 97년 이전에도 양문형 냉장고는 있었지만 수입품 텃밭이었고 시장이 작은 대신 지금보다 고급품으로 대접받았다. 당시 수입품에 눈을 뜬 소비자들의 고급화와 차별화 요구를 읽어낸 메이커들은 제품을 내놓고 집중 광고에 나서면서 시장을 급성장시켰다. 양문형냉장고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삶을 동경하는 주부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었다. 무결함(Zero-defect) 지성(Inteligent) 명성(Prestige) 우아함(Elegant) 삶(Life)의 조합어인 지펠(Zipel), 스페인어로 여신이라는 뜻의 디오스(Dios), 상류층이라는 뜻의 클라쎄(Klasse)는 이름에서도 이같은 전략이 묻어난다. 최근들어서는 양문형냉장고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소비 연령이 20~30대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살만한 사람은 이미 다 구입한 상태여서 교체 수요는 주춤한 반면 신혼살림 등 신규 수요가 이를 대체하고 있는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초반에 7백ℓ 이상 대용량 제품 판촉에 주력했던 제조사들은 차츰 저렴한 보급형으로 모델을 늘리고 광고 타깃 연령층도 낮추는 추세다. LG전자의 경우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6백80ℓ(R-S682GZJ).5백80ℓ(R-582GZJ)짜리 기본형 염가 모델로 1백20만원대부터 출발한다. 인테리어 기능을 강조한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것도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에서는 홈바를 채용하고 크림화이트로 도색한 6백84ℓ짜리(SRS686CC)가 인기 모델이라고 밝혔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LCD창 홈바 디스펜서 등을 채용해 차별화한 제품이 모두 나와 있기 때문에 냉장고 내부에서 이뤄질 기능 개발 경쟁은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며 "외적인 부문에 눈을 돌려 인테리어 효과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홈바에 불랙미러를 단 제품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양한 컬러를 채용해 인테리어 효과를 강조한 신제품으로 신혼수요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디스펜서나 홈바를 달아 고급 디자인을 강조한 제품을 광고하는 이원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광고에서는 지난해까지 심은하(LG전자)와 이영애(삼성전자)를 내세운 광고가 히트를 쳐 톡톡히 재미를 봤지만 올들어 모델로 교체한 후 지난해 만한 붐을 일으키지 못해 대책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