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장래는 지극히 어두우며 지금 당장 금융개혁에 성공하지 못하면 영원히 '경제대국'의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이 31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의 스테픈 로치 수석연구원은 이날 뉴욕에서 개막된 세계경제포럼 연례회동 관련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지금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결코 되돌아 올 수 없게 될 것"이라면서 "즉각적인 금융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로치는 일본이 지난 10년간 구조개혁을 하지 않았음을 상기시키면서 일본 금융산업이 "희망없는 상태"라고 규정했다. 또 일본이 지금과 같은 디플레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율도 지탱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이 지금이라도 (개혁을) 할 수는 있다"면서 "정치적인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민간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 보드의 게일 포슬러 수석연구원은 더 비관적인 진단을 내놨다. 그는 "일본이 종착역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대부분의 아시아개발도상국이 지난 97-9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재정적자 체제를 구조조정한 결과 이제 성장을 회복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여전히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포슬러는 "일본의 고용 사정이 지난 90년보다 더 나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주저앉지 않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인구가 감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영원히 경제대국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또다른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 린치의 제이콥 프렌켈 국제담당사장은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이 이미 약화됐다면서 "이미 몇년 전부터 일본이 세계 경제에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나라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이미 (일본의 장기적인 부진에) 적응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뉴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