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사가 파산 상태로 가는 과정에서 미국 의회에 대한 로비 비용의 상당 부분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엔론사는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사설기관이 지난해 8월 엔론사가 의회에 제출한 로비 기록과 외부 로비 업체들이 작성한 의회 기록들을 비교한 결과 2001년 상반기 엔론이 82만5천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한 반면 실제 사용액은 16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밝혀냄에 따라 이날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캐런 딘 엔론 대변인은 지난해 8월 15일 의회에 제출한 비용 기록이 엔론사 자체 직원 로비와 외부 로비업체 로비 비용을 모두 포함했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이를 다시 검토해 상원 사무국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로비 자금을 신고하지 않은 사실은 워싱턴 소재 `대응정치센터''의 조사로 밝혀졌다. 래리 노블 소장은 "이번 발견이 엔론사 로비 활동의 전모가 드러난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사법당국과 의회 조사위원회가 엔론사의 파산을 조사하는 가운데 의회 조사 기관인 회계감사원(GAO)은 딕 체니 부통령의 에너지 전담반이 갖은 서류들을 열람할 수 있도록 백악관을 제소할 계획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밤 국정 연설에서 엔론사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의회에 연금제도 개선과 기업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사는 더 엄격한 회계 관리와 신고 기준 강화로 종업원과 주주들에게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케네스 레이 엔론 전 회장은 부시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지지자중의 한사람이었다. 엔론사의 정치활동위원회는 이날 엔론이 지난해 11월 의회에 최소한 2만6천 달러를 헌금했다고 밝혔다. 이 정치헌금을 받은 인물들 중에는 현재 엔론 파산을 조사하는 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포함됐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