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햇동안 세계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복판을 지나야 했다. 9.11테러,경기침체 등 미증유의 사건을 거치면서 사회의 각 부문에서는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의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답답할 정도로 바뀌지 않는 것도 있었다. 2001년 한햇동안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간추려 본다. 가장 커다란 변화는 무엇보다 9.11테러사태와 아프가니스탄 보복전쟁에서 비롯됐다. 우선 탈레반의 붕괴로 아프간 여성들이 부르카를 벗어던지고 문밖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같은 이슬람국가인 사우디 여성들은 여전히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가 없다. 미국 국민들의 경우 테러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손톱깎이를 들고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공항에서는 여전히 폭탄 가방을 탐지해 내지 못하고 있다. 미 항공사들은 테러사태 이후 1백50억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는 비즈니스석 운임은 여전히 2천달러 이상이다. IT(정보기술)분야에도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몰아 쳤다. 우선 음악파일의 자유로운 다운로드를 가능케 했던 온라인 음악사이트 냅스터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폐쇄됐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냅스터의 후계자를 통해 여전히 음악파일을 무단으로 다운로드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새로운 윈도 버전인 윈도XP를 출시했다. 하지만 윈도XP는 지난 버전과 마찬가지로 결함을 드러내고 말았다. 경제분야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올들어 미국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공화당은 계속 부유층을 위한 감세안을 주장하고 있다. 강세장이 끝났지만 골드만 삭스의 대표적 애널리스트인 애비 조셉 코언은 여전히 강세론자로 남아 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으며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만을 겁주기 위한 군사훈련은 그치지 않고 있다. 2001년의 변화 중 한국의 대중문화가 아시아 전역에 급속히 퍼졌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에서 유통되는 CD와 DVD는 여전히 대부분 복제판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 월드시리즈의 단골 우승자인 양키스가 패배의 아픔을 안은 반면 타이거 우즈는 마스터스 연속우승의 신화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