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몬 푸에르타 아르헨티나 임시 대통령이21일 소요가 지속 중인 일부 지방에 대해 비상사태를 재선포한 가운데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치안은 급속히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 일부 군중이 여전히 대통령궁 주변 5월광장과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전날처럼 과격한 행동을 보이지 않았고, 경찰도 무리한 진압을 삼가면서차츰 평온을 되찾아가고 있다. 금융기관과 상가 등이 집중한 센트로지역의 경우 전날까지는 대부분 상점이 셔터를 굳게 닫은 채 철시했으나 이날부터 상점 주변 아스팔트와 보도를 뒤덮었던 돌멩이와 최루탄 자국을 치우고 영업을 재개하면서 행인들의 행렬이 분주해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은행들이 소요가 극심했던 지난 20일 하루동안 문을 닫았던 탓인지 이날 오전부터 고객들이 긴 줄을 선 채 월급을 찾거나 각종 공과금을 내는 모습이 시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페르난도 델라루아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애초 이날 실시하려던 노조의 총파업도 철회되면서 지하철과 버스 등의 운행도 정상을 되찾았다. 아르헨티나 치안경비대의 우고 미란다 사령관은 "공격 표적이 됐던 대통령과 경제장관의 사임으로 성난 군중의 흥분 상태가 가라앉으면서 지방에서 빈발했던 약탈과 방화 사건도 거의 사라졌다"며 "치안 상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월광장을 지나던 시민 후아나 히메네스 씨는 "초긴축만 강요하던 대통령과 경제장관이 물러난 이상 지금부터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잇단 시위와 소요사태로 손님이 줄면서 매상에 큰 피해를 입었던 노천카페 주인오마르 라토레 씨는 "매일 최루탄 가스를 마시느라 목구멍까지 아픈 상태였다"며 "정부가 잘못한 일을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주말부터 21일까지 전국에 걸쳐 발생한 소요사태로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만 11명이 숨지는 등 전국적으로 27명이 사망하고 5백여명이 부상한 것으로잠정 집계됐다. 이에 대해 루베 산토스 연방경찰청장은 소요사태와 시위 진압과정에서 경찰의과잉행동이 있었던 데 대해 사과하고 "그러나 경찰의 행동은 치안을 장악하기 위한불가피한 측면이 많았다"고 밝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