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조류, 그물이나 인공어초를 바다에 넣었을 때 변화 등 바닷속 현상을 육상에서 그대로 재현해 실험.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의 대규모 수산공학 수조가 국내에서도 내년 9월부터 가동돼 수산분야의 획기적발전이 기대된다. 국립수산진흥원은 지난 98년 9월부터 1천227평의 부지에 총 150억원을 들여 수산공학 수조동 건축에 들어가 현재 건물공사를 거의 마무리 짓고 일부 시설을 시험가동중이며 내년 9월에 준공식을 갖고 본격가동한다고 14일 밝혔다. 조파(造波)수조동에는 여러 방향의 파도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 길이 85m,폭 10m, 깊이 3.5m의 초대형 수조가 자리잡고 있는데 저수량이 3천t에 이른다. 또 회류(回流)수조동에는 미세한 바닷물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길이 8m, 폭 2.8m, 깊이 1.8m의 수직 회류수조와 길이 20m, 폭 1m, 깊이 0.8m의 2차원 조파수조가 들어선다. 조파수조는 최고 50㎝ 높이의 파도를 만들 수 있는데 통상 10분의 1 모형으로실험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바다에서 5m의 파도가 이는 상황을 재현할 수 있다. 특히 280t의 물을 담을 수 있는 회류수조는 동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한국해양연구원 등에 대형 수조가 있지만 이는 선박건조용 실험에 사용되는 것이어서 수산연구 목적의 대형수조는 국내 처음이다. 수산진흥원은 수조에 예인전차와 각종 계측기 등 50여종 80여억원 어치의 최첨단 장비를 갖추게 돼 시설면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밝혔다. 수산진흥원은 이 수조를 이용해 어선 및 어구, 인공어초 등 수중구조물 등에 대한 모형실험과 분석을 통해 어선 및 어구개량, 조업자동화 기술개발, 생분해형 어업자재 등 환경친화형 기술개발, 자원조성 등 수산전반에 관한 각종 연구를 벌이게 된다. 현재는 이같은 수조가 없어 어선.어구.인공어초 등의 경우 시제품을 만들어 직접 바다에 나가 실험을 하느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결과분석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수산공학 수조가 가동되면 육상에서 모든 실험을 하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을 30~40% 줄일 수 있게 돼 수산관련 기술발전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어선구조 최적화 및 자동화를 통해 어업경비.인력 50%절감(연 100억~200억원) ▲자원관리형 어업 적극 추진으로 대형트롤업계의 어획고가 3년뒤에 연620억원으로 현재보다 280% 증가 ▲새로운 어초개발 및 양식시설 자동화로 연안 목장화 조기 달성 등을 예상되는 효과로 꼽고 있다. 이와함께 수산관련 대학 및 연구기관들이 이 수조를 활용해 훨씬 다양하고 깊이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자체 수조가 없어 서울이나 일본까지 가서실험을 하고 있는 중소 조선소들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수산진흥원 수산공학과 김태호 연구사(공학박사)는 "이들 수조는 수산공학 연구의 기본시설로 수산선진국인 미국과 프랑스, 노르웨이, 일본 등에서는 이미 많은수를 건설해 다양한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첨단 수조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수산공학분야에서 선진국대열에 들어서게 됐다"고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lyh9502@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