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 각료회의가 개막 4일째를맞았으나 반덤핑협정개정, 지적재산권(TRIPS)협정 등 주요 쟁점에서 회원국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막판 조율을 시도중이다. 농업의 경우 미국이 초안 수정에 대해 난색을 표시한데다 일본도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재 초안대로 굳어질 전망이다. 12일 한국대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개최된 전체회의에서 농업분야 그룹회의의장격인 조지 여 싱가포르 장관은 "(유럽연합이 수정을 요구중인) `수출보조금의단계적 폐지(phasing-out)'라는 문구가 가장 골칫거리"라고 밝혀 유럽연합의 강력한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여 장관은 우리가 `실질적(substantial)'이라는 표현을 빼달라고 요구중인 '시장접근의 실질적 개선'과 `국내보조의 실질적 감축'이라는 문구에 대해서는쟁점으로 언급하지 않아, 이미 우리 요구가 수용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J.B. 펜(Penn) 미 농무부 차관과 다케베 일본 농림수산상은 우리측과 각각 가진 양자협의에서 이번 농업 초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사를각각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펜 차관은 농업분야 각료선언문 초안을 수정하려 할 경우 연쇄수정이 불가피해져 선언문합의에 실패할 수 있다면서 초안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임을 밝혔다. 반덤핑의 경우 한국, 일본 등 3개국은 11일 문구수정 방안을 그룹회의 의장격인어윈 남아공장관에게 제출했다가 절충에 실패하자 이날 재조율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조율작업은 `반덤핑협정의 규율을 명확히 하고 개선할 목적의 협상을 개시한다'는 초안 내용 가운데 협상 개시의 범위를 제한하는 쪽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또 선진국과 개도국이 대립, `신남북문제'로 불리는 TRIPS-공중보건 문제에서는 양측이 핵심 쟁점에 대해 단일문안을 만드는 작업을 시도중이다. 한편 협상 3일째인 11일 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은 주요 30여개국 수석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간점검 회의를 열고 주요 쟁점별로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도하=연합뉴스) 정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