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나라 안팎에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중앙은행 회의가 많이 열릴 예정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처한 여건을 감안하면 잇따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1% 내외로 떨어지고 있고 경기 침체에 따른 총수요 요인뿐 아니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공급측 인플레 요인도 크게 약화돼 있기 때문이다. 6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최대 0.5%포인트,곧이어 열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운영원회와 유럽 중앙은행(ECB) 정책이사회에서는 많은 논란이 예상되나 정책금리가 각각 0.25%포인트 정도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세계 각국의 시중 실세금리도 잇따라 하락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제금융시장은 금리 인하의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그 이후의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점은 금리에 민감한 투자자를 포함,모든 경제주체들이 금리 인하의 의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 대책의 주안점이 바뀌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완전히 부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무용론(無用論)'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해 불확실하게 느끼고 금리 인하에 비탄력적인 상황이 계속돼서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금리 수준 자체만으로도 추가 인하의 여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의 경제 여건을 감안한 평균금리는 3% 내외로 추정된다. 반면 세계경제 성장률 1%,평균 물가 상승률이 2%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각종 위험요인을 고려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금리 인하는 임계수준(critical point)에 와 있다. 앞으로 금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돈이 쓸 곳에 제대로 쓰여지지 않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인플레 유발 등 중앙은행들이 부담해야 할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국채시장의 수급 측면에서도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세계 각국들이 내건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 대책 내용으로 보아 재정적자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추가적인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무래도 세금 인상 등을 통한 방안은 현 경제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저항과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로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재원 조달을 위해서는 후손들의 소득을 미리 당겨 쓰는 방식인 국채 발행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중심으로 선진국들이 금리조절 수단으로 회사채를 직접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채에서 회사채로의 교환거래(switching)로 국채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감소함에 따라 보유 국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테러와 세계경기 동반 침체로 '작은 정부론'보다는 '큰 정부론'이 힘을 얻으면서 케인시언들이 다시 득세하고 있다. FOMC의 감시기구인 예비시장공개위원회(SOMC:Shadow Open Market Committee)를 비롯 중앙은행의 감시기구들이 인플레를 우려해 최근 금리 인하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는 점도 앞으로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정도의 차는 있지만 세계 각국들이 처한 여건과 대동소이하다. 금리 인하의 효과와 관련,한국은행의 시각은 일단 그 효과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지 않지만 인플레 문제 등을 고려해 다소 부정적인 것으로 비춰져왔다. 현 콜금리 수준도 우리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각종 위험요인을 감안하면 결코 높다고 말할 수 없다. 더욱이 내년으로 예정된 양대 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국채 발행으로 메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들의 저항이 높고 자칫 집권당의 표를 깎아먹게 될 세금과 공공요금 인상,준조세(near tax) 등의 수단은 선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기존의 자산운용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 채권을 위주로 운용해 오던 포트폴리오를 앞으로는 주식 보유 비중을 늘려 궁극적으로 3 대 7 정도로 채권보다 주식에 무게를 두는 형태로 변경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매듭시기는 이번주 금리 인하 이후에도 한두 차례 정도 금리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내년 1.4분기 정도로 생각하면 무난해 보인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