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신드롬에 걸린 것처럼 추진해왔던 세계화가 비정부기구(NGO)와 테러집단등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지역.국가.계층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켰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사실 그동안 세계화는 긍정적인 측면이 주로 부각되면서 이번 테러 전쟁과 같은 도전세력에 대한 안전판 마련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 이런 반성에 따라 각종 국제기구와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근 세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어떤 완충장치가 있나=세계화가 도전받을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완충장치는 크게 세가지로 꼽을수 있다. 먼저 최빈국과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채탕감과 빈곤퇴치가 중요하다고 보고 각종 국제기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외채문제 해결전략(Debt Initiative)과 세계은행의 국제개발협회(WB-IDA)를 통한 자금지원,아시아개발은행(ADB)등 지역개발은행들의 양허성 자금지원제도를 들수 있다. 개별국가 차원에서는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증대등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공조방안을 들수 있다. 각국의 외환보유고 확충,외환거래세 부과,외화감시기구(FIU)등도 세계화 도전을 어느정도 완충시킬 수 있는 수단이다. 세계화 규범을 위반했을때 이를 시정할 수 있는 사후장치도 마련된 상태다. WTO(세계무역기구)의 분쟁해결절차(WTO-DSB),IMF의 금융위기국에 대한 경제운영프로그램 협의 등을 꼽을 수 있다. ◇어떤 보완책이 필요하나=하지만 이들 완충장치는 세계화 도전세력의 불만을 해소시키기에는 미흡하고 필요시 작동이 잘 안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화가 계속 추구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모색되는 새로운 세계질서에 있어서는 개도국과 소외계층들의 이익을 어떻게 수용해서 인류공영의 기반을 마련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금융시스템등 경제시스템에 대한 백업시스템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중요한 과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융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개도국이다. 글로벌 시대에 있어서는 선진국과 맞먹는 개도국들의 금융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 일종의 '전염(傳染)효과'때문에 세계화가 혼란에 빠질 수 있어서다. 개도국의 백업시스템을 갖추는 문제는 국가신용등급 평가시 평가요소로 삽입해 백업시스템 구축을 유도하는 방법 등을 통해 해결될 전망이다. 조세피난지역(tax haven area)에 대한 과세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구상에서 테러집단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군사보복조치보다는 테러집단에 유입되는 자금줄을 차단하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고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가치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환율제도인 '목표환율대(target zone)'도입 논의도 부활될 조짐이다. 특히 개도국을 중심으로 이번처럼 돌발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를 얼마나 더 쌓아야 하는가는 '신(新)외환보유고 적정규모'논쟁과 '제2선자금'(back-up facility) 확보차원에서 인접국간의 통화스와프 협정체결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