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베트남간에 체결된 무역협정의 발효를 앞두고 베트남이 우리의 주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양국간 무역협정에 대한 비준을 끝내자 베트남 현지 진출 국내 업체들은 대미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 공장 증설 등 막바지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협정은 베트남이 그동안 비협정국으로서 대미 수출 제품에 대해 부담해온 평균 40%의 관세율을 3-4%대로 낮출 수 있게 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의 대미 수출을 본격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은 베트남 국회 인준 절차 등을 거쳐 늦어도 올해 안에 발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의류업체인 이랜드는 베트남 중소업체들과 하청 및 협력관계를 체결했으며 텐트 제조업체인 가나안과 봉제업체인 태평양물산 등은 공장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랜드 베트남 현지법인의 이석덕 사장은 "미국내 업체와 구두 계약을 맺고 수출제품 생산을 위해 베트남 업체들과 협조체제를 구축했다"며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으로부터의 원부자재 수입이 5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상사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글로벌 호치민 지사의 심우성 부장은 "본사를 중심으로 대형 백화점 등 미국의 바이어와 베트남 제품 설명회를 갖고 이미 내년초 주문을 확보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따라 철강 플랜트 등 분야에서도 우리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와 KOTRA는 이와 관련, 의류 신발 가방 등 노동 집약적인 상품에 소요되는 원부자재와 기계류 등에서 우리의 대 베트남 수출이 우선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의관 KOTRA 호치민 무역관장은 "대만 등과 생산공장 확보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간에 과당 경쟁이나 중복투자는 지양하고 투자지역을 다변화하면서 시장선점 차원에서 금융 보험 운송 정보통신 등 분야의 진출도 앞서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