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들의 자금조달액이 회사채 발행의 증가에 힘입어 작년 상반기보다 20%나 증가했다. 그러나 4대 계열사의 자금조달은 작년보다 163%가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은 61%나 줄어 자금흐름의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직접금융에 의한 기업의 자금조달실적은 작년 상반기보다 20% 증가한 42조3천1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발행에 의한 자금조달은 8.2% 감소한 7조6천228억원, 회사채 발행은 28.7% 증가한 34조6천783억원에 달했다. 특히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16조328억원으로 작년동기 대비 133.6% 증가했으며 이중 전환사채 등 주식연계 사채가 2조4천779억원으로 4.5배 늘었다. 상반기 회사채 시장은 2년 이상 장기회사채가 전체의 80.1%를 차지하는 등 만기가 장기화되고 무보증 사채의 발행이 1.4배가 늘어나는 등 기업의 자기신용도에 의한 자금조달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또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시장 신뢰를 얻고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발행 성공,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으로 인해 신용위험이 감소함에 따라 신용등급 BBB 등급 회사채의 발행이 1.1배 늘어났다. 특이한 것은 유가증권신고서 제출이 면제되는 소액공모 공시제도를 통해 기업들은 모두 163억원의 자금을 조달, 작년 한해동안의 56억원 조달실적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신통치 않았다. 이 기간 거래소에서의 기업공개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신규등록을 통한 자금조달은 작년보다 80.5%나 감소한 3천171억원에 그쳤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지난 2월 한국통신IMT와 SK IMT가 3조4천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에 힘입어 9.4% 증가한 7조3천57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삼성.현대.LG.SK 등 4대 계열사의 자금조달 실적은 12조1천998억원으로 163.1% 증가했고 전체 조달액중 차지하는 비중도 51.6%로 21%포인트 증가하는 등 자금독식 현상을 보였다. 중소기업들은 60.6% 감소한 1조4천607억원 조달에 그치고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4%에서 6.2%로 줄어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기자 joo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