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 이기태 ] 84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10년이상 군림한 모토로라 휴대폰의 독주에 제동을 건 제품은 바로 삼성전자의 "애니콜"이었다. 94년 10월 애니콜이 등장하면서 국내 휴대폰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95년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애니콜의 점유율은 34.6%로 모토로라의 53.3%에 20% 포인트 가까이 뒤졌다. 그러나 반년도 지나지 않아 뒤집혔다. 애니콜은 95년 7월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6년째 줄곧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왕좌를 지켜오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의 애니콜 제품전략은 "최고 품질을 통한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었다. 여기에다 조기에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경량(1백70g대)을 실현했다. 진동기능,장기간 사용을 위한 라듐 배터리 채택,바형 플립형 동시생산 능력도 처음 선보였다.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광고 카피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95년 11월 "SH-800 시리즈"의 등장은 세계 최고급 모델이 외국산이 아니라 국산인 삼성의 애니콜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의미있는 전환점이 됐다. "애니콜 신화"라는 신조어가 나돌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삼성전자는 98년9월 애니콜폴더 출시로 "제2의 애니콜 신화"를 만들어냈다. 접을 수 있는 휴대폰 개념이 처음으로 선보였던 것.특히 각종 회로의 집적기술을 적용해 무게와 크기를 줄였고 초절전 회로기술을 채택,배터리 하나로 통화할 수 있는 시간도 늘렸다. 애니콜폴더는 시장에 출시된 지 10개월만에 1백만대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이후 "SCH-A100"이라는 2세대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액정화면이 2개인 3세대 듀얼폴더도 업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았다. 폴더 휴대폰의 가장 문제로 지적돼온 "동작상태를 보기 위해 폴더를 열어야 하는 불편"을 말끔히 해결한 것.애니콜 폴더의 3세대 모델인 듀얼폴더는 나오자마자 시장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다른 메이커들도 잇따라 비슷한 컨셉의 모델을 내놓았다. 애니콜 듀얼폴더는 우선 무게와 크기에서 2세대에 비해 한단계 발전했다. 무게는 77g으로 가볍고 크기도 길이 79mm,폭 38mm,두께 23mm로 작다. 기능도 다양하다. 액정화면이 넓어 모든 기능을 그래픽으로 처리할 수 있다. 전자수첩 기능을 이용하면 아이콘 형식으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대 2백명까지 전화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애니콜은 이런 장점에 힘입어 95년이후 줄곧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며 맹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애니콜의 브랜드 가치는 5천2백44억원(98년,고려대&스탠포드대 교수진 평가 자료).휴대폰 톱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