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망한다.

특정한 1~2개 기술을 갖고 사업을 하는게 벤처기업이다.

그런데 기술의 변화는 너무 빠르다.

잠재적 경쟁자가 전세계적으로 널려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상품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전략적 혁신제품에 의해 어느 순간 사라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편집광처럼 경쟁자를 주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해외 동향을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한다.

기술기업의 경쟁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진다.

또 특정한 기술제품은 국내에서 판매하기에는 대부분 시장의 크기가 작다.

따라서 기술기업들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 시장을 국제적으로 넓혀야만 하는 숙명을 타고 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내수용 기업이다.

수입대체시장을 겨냥하고 있거나 기껏해야 수출을 좀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런 수출을 국제화로 생각하는 기업은 한계에 부딪힌다.

초기부터 글로벌 비전을 갖추지 않으면 조직이 그런 쪽으로 전환되는데 어려움이 있고 인적자원 등을 확보하기 어려워 내부역량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벤처기업은 글로벌비전을 갖고 시작해야 지속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설령 처음부터 글로벌화를 꿈꾸었다 해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현지 언어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현지에서의 사업방식에 서툴 수 밖에 없다.

네트워크가 부족해 현지에 제대로 뿌리박기도 어렵다.

또 경영 불투명성으로 외국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과 신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현지시장에서 자신의 기술이 갖는 경쟁적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는 수도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화는 운명이고 방향인데 이런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가 하면 목적의식이 있더라도 이를 달성할 구체적 수단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출반한게 한민족 벤처네트워크(INKE)다.

현지에서 성공한 교포 벤처기업인들과 국내기업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성공적인 글로벌화를 지향하자는 취지였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는 중국 인도 이스라엘인들이 자신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서로 기술을 공유하고 투자한다.

이제 세계는 민족적 네트워크 경쟁체계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INKE는 감격과 흥분으로 가득찬 행사였다.

그동안 흔히 볼 수 있었던 전시성 행사가 아니었다.

참석자들이 서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구체적 비즈니스를 엮는 실제적 이익을 거두었다.

한국 벤처기업사의 제2장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INKE는 한민족벤처기업인의 올림픽으로 영속적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오는 5월 뉴욕에서 현지행사로 한차례 치르고 11월 서울에서 2001년 정식행사로 열린다.

INKE는 단순히 한국적 의미의 벤처기업인만 모이는 네트워크가 아니다.

기업가정신을 가진 모든 한인경제인의 모임이다.

또 한인만 모이는 폐쇄형 네크워크도 아니다.

한국기업과 관련될 수 있는 외국인에게도 문을 열고 있는 개방적 조직이다.

한편 INKE는 현재 붐을 이루고 있는 이민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민을 단순히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로만 볼게 아니라 미국 등 현지에 한국의 인적자원을 심어 글로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접점으로 삼을 수 있다.

INKE는 그런 의미에서 해외로 이민간 우리 동포들을 경제를 매개로 하나로 묶는 국가전략으로도 채택이 가능하다.

안상욱 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