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부시 행정부의 대외 시장개방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2000년 무역적자가 3천6백9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사상 최대였던 1999년(2천6백50억달러)보다도 1천억달러(약 40%)나 급증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1998년 이래 3년 연속 무역적자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지난해 수출은 농산물과 자동차 및 산업용 기자재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11.7% 증가,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선 1조7백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원유수입액이 17.8% 증가하면서 총수입이 1조4천4백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보였다.

이같은 무역적자 행진에 대해 보호무역주의자들은 해외의 저임 노동자들 때문에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부시 행정부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철강을 비롯 미국에 수출되는 각종 상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내 각종 업계 단체들은 한국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입을 막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강력한 로비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로렌스 린지 백악관 수석경제보좌관은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별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역수지는 자본유입과 동전의 앞뒤처럼 서로 관련돼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자본수지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자유무역과 자유로운 자본이동에 대한 열렬한 신봉자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지는 특히 무역적자 확대에도 불구,강한 달러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