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세 < 이노디자인 DesignAtoZ.com 대표 >

생선회를 전문으로 하는 일본 음식점의 명성은 생선의 신선도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회로 올릴 수 있는 생선은 단 몇 분 차이로 찌개나 구이용으로 전락(?)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식당 경영자의 입장에선 생선을 손님의 식탁에 가장 신선하게 올릴 수 있는 유통 노하우가 경영의 핵심 역량이다.

유통 노하우의 핵심은 간단하다.

손님이 오는 때와 그 수를 정확히 예측하고 생선이 그 때에 가장 싱싱하도록 보관하는 것이다.

물론 실행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식당마다 나름대로 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비법처럼 전수하고 있다.

냉장기를 개발하기도 하고 밤새워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한다.

때로는 배에서부터 비행기로 직접 모셔 오기도 한다.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한 시간 싸움, 즉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이나 JIT(Just in Time) 원칙의 사례들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에는 "제품의 신선도"가 관건이다.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해야 한다.

이는 상품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중요해졌다.

만약 제품 개발의 때를 놓치게 되면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헐 값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제품의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 기간의 단축이 관건이다.

제품개발 기간은 보통 디자인에 의해 좌우된다.

따라서 제품의 신선도는 디자인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제품개발 기간의 단축을 추구하지만 실제로 기간을 단축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 일까?

그것은 디자인 과정의 고비마다 심각한 장애물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새로 개발하고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할 여덟 가지 장애물이 있다.

첫째가 "탐색비용"이다.

무엇을 만들어야 히트상품이 될 것인지를 알아내는 것도 힘들지만 틀림없는 히트상품으로 디자인해 줄 전문회사를 꼭 집어서 찾아낸다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

둘째 "협력의 한계"다.

서로 다른 국가 회사 직능이 합쳐져서 하는 일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셋째 "물리적 거리의 구속"이다.

먼 곳에 떨어져 있는 파트너간에는 어쩔 수 없이 상호교감이 어려워 시각 차를 좁히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넷째는 "지식 유통의 애로점"이다.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빠짐없이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다섯째는 "시간의 제약"이다.

디자인 개발에는 늘 시간적인 제약이 따른다.

시간은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섯째는 "자원의 한계"다.

필요한 인력과 기술 기계 등을 정확히 찾아내기도 힘들고 이런 것을 챙겨주는 공급망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일곱째는 "자금의 한계"다.

제품 개발에 드는 비용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마지막 여덟째는 "정보 유통의 문제"다.

디자인 개발 과정은 선택의 연속이다.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정보사회를 살아가는 기업의 기본이지만 그 실행은 결코 쉽지 않다.

디자인 경영이란 따지고 보면 이 여덟 가지 장애물들을 손쉽게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를 궁리하고 마련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ceo@designato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