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플랜트 전문업체인 (주)스페코가 한라중공업의 플랜트사업부문을 인수한지 1년도 안돼 완전 정상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중소기업이 부실 대기업을 사들여 되살려놓은 드문 케이스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코는 내년초 한라중공업 플랜트부문(회사명:한라스페코중공업)을 합병,종합 플랜트 전문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합병회사는 플랜트 분야에서 한국중공업에 이어 국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김종섭 스페코 회장은 26일 "연내 유·무상증자(유상 1백%,무상 50%)를 통해 재원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중 합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기정상화 과정=한라스페코 중공업은 올해 3백40억원의 매출에 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스페코는 작년말 자산가치 3천억원 상당의 한라중공업 플랜트사업 부문을 2백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회사의 자본금이 45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화제가 됐었다.

김종섭 회장은 노사안정을 한라정상화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김 사장의 현장제일주의 솔선수범과 인간적인 설득이 먹혀들어 노조로부터 ''2년간 고용보장 대신 임금동결''합의를 이끌어냈다.

영업도 고부가가치 중심의 선별 수주로 차별화했다.

한국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들과 출혈경쟁을 피하는 대신 해외쪽에서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스(GE),일본의 가와사키중공업 등으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아 거래기반을 다졌다.

지금은 알보그 델탁 미쓰이 닛폰스틸등과 수주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합병기대효과=스페코의 기존 주력사업분야인 아스팔트 콘크리트배처 플랜트에 한라스페코중공업의 방산·발전설비등 플랜트분야가 합쳐지면 규모의 경제와 함께 플랜트 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김 회장은 "그동안 대형 건설회사들의 영업망과 연계된 수주전략을 펼쳤으나 한라스페코와 합병할 경우 독자적인 엔지니어링 및 턴키수주(일괄수주)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합병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2003년께 지금의 6배 수준인 3천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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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섭 회장 인터뷰 ]

"한우물을 판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김종섭 회장은 지난 75년 (주)스페코의 전신인 "신생산업사"로 설립한 후 아스팔트 플랜트 전문업체로 키우는데 전력했다.

김회장은 80년대 중동 건설특수와 90년대 동남아 개발붐을 타고 성장가도를 달렸고 외환위기 때도 흑자를 달성할 정도로 내실있는 경영을 해왔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66학번 출신인 김종섭 회장은 항공회사에서 2년간 해외업무를 배운후 사업에 뛰어들어 한길만 달려왔다.

"스페코처럼 작은 기업이 플랜트 비즈니스에서 세계시장에서도 명함을 내밀수 있게 된 데는 외길경영 덕분"이라고 자평한 김회장은 "이제 "스페코" 독자 브랜드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때가 됐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스페코는 최근 중남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플랜트업체인 HMI사의 지분 15%를 취득했으며 세계적 플랜트 엔니지어링사인 노르웨이의 NRS와는 기술제휴를 했다.

김회장은 "엔지니어링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라며 "현재 접촉하고 있는 핀란드 회사를 인수할 경우 러시아등 동구권에도 진출할 수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