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증시가 침체되면서 미 기업가들도 ''추풍낙엽''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파이어스톤 모토로라 등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사임했다.

경영실적 부진과 이로 인한 주가폭락에 대한 책임을 ''사표''로 속죄한 셈이다.

타이어메이커 파이어스톤의 CEO 오노 마사토시는 치명적인 타이어 결함으로 세계적인 타이어 리콜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한 문책으로 지난 10일 해임됐다.

이사회는 주가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회사가 총체적인 위기에 몰리자 그를 퇴진시켰다.

모토로라의 휴대폰 사업부문 사장 멀 길모어도 낙마(落馬)의 대열에 꼈다.

길모어는 휴대폰과 반도체 매출 부진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발표가 나간 지 하루만인 12일 사임을 발표했다.

또 이날 물류서비스업체 라이더시스템의 CEO 앤소니 번스도 17년 동안 지켜온 권좌를 그레고리 스윈턴 사장에게 넘겼다.

번스의 CEO 사임 발표는 3·4분기 실적이 신통치 않은 탓에 라이더시스템의 주가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 일주일만에 이뤄졌다.

의료전문 포털서비스업체 웹MD의 공동CEO 제프 아놀드도 이날 사임했다.

한때 인터넷업계의 총아였던 웹MD는 올들어 주가가 70% 이상 곤두박질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적인 광섬유네트워크업체 글로벌크로싱의 CEO 레오 힌더리는 이날 재임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앞서 분석가들은 글로벌크로싱이 올 3·4분기에 주당 71센트,연간으로는 2.56달러의 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CEO 사임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루슨트테크놀로지의 리처드 맥긴 회장이 주가급락으로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등 여러 명의 기업총수들이 살얼음판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